에크하르트 입문

홀로 있음과 신을 소유함

목운 2018. 6. 5. 07:54

자선사업을 포함한 종교가 하는 사업이 세속화하다못해 부패하고 탈법까지 하면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소식을 자주 듣습니다. 사업을 하는 이들이 먼저 완전히 신에게 속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런 일은 충분히 예방되었을 것입니다. 종교란 개인이 먼저 진화에서 나온 에고 속성을 완전히 극복하여 신적인 존재가 되는 일에 특화한 가르침이라 봅니다. 이것이 성취되었다면 신이란 무조건적 사랑이기 때문에 인간을 구제하는 종교의 사업이 신의 일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선행 조건 성취 없이 세상에 드러나는 일에 나설 때 불완전이 초래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구제 사업 또는 불사를 벌이기 전에 먼저 신적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신학적 논의는 제가 경험한 기독교 안에는 풍부하게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는 신도가 세상 삶을 사는 데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봅니다. 에카르트는 '영성지도(또는 훈화)'에서 이 주제를 '홀로 있음과 신을 소유함'이란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즉 언제나 신을 소유한 상태가 되어서 일을 하면 그 일은 바로 신의 일이 된다는 것입니다. 기억이란 있다 없다 하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는 기억 상태가 아니라 갈망 상태라 하는 말이 인상깊습니다. 목마른 자가 온 몸으로  물만 생각하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그 상태에서 신은 빛을 비추며 맛을 보게 해주는데 느낌으로는 아주 가깝고 사랑스럽다고 합니다. 세상 것에 대한 포기가 있지만 도피하는 것이 아니어서 소승이 아니라 대승이라 할 만합니다. 열심과 헌신, 내면에 집중함, 깨어 있음, 참된 지식 등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저는 이 상태가 바로 심진여를 터득한 종심소욕불유구 상태라고 봅니다. 에카르트는 이 상태에 이르기 위해 글쓰기나 현악기를 훈련하는 자처럼 꾸준히 향상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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