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편지

바람직한 임종 대책

목운 2021. 2. 16. 05:45

“나는 너희가 다음 세상으로 건너가기 전에 이러한 최상의 존재 상태에 이르기를, 그리고 너희 건너감이 고통 없이 이루어지고 너희 건너감이 장엄한 것이 되기를 거룩한 사랑으로 열망한다.” (273쪽)

여기서 말하는 ‘최상의 존재 상태’란 제약당하고 불만스러운 상태에서 벗어나 내적 환희를 누리며 필요한 모든 것이 성취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게다가 고통 없는 임종과 임종 때 이뤄지는 변화가 장엄한 것이 되도록 돕는 게 ‘편지’의 배후에 있는 유일한 목적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구절에서 신유학의 경전인 대학의 ‘최고선을 지향한다(止於至善)’는 말씀과 공자님이 70세에 성취하셨다는 ‘걸림 없이 뜻하는 대로 이룬다(從心所欲不踰矩)’는 말씀을 떠올립니다.

제가 이 책을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하게 된 계기도 이 말씀에 있습니다. 인생의 입구보다 출구를 눈앞에 둔 나이에 커다란 손재수를 만났고 돌아보니 실패만 쌓였고 회한만 느껴져서 다급하게 공부할 무엇을 찾고 있는 때에 이렇게 저에게 딱 맞춘 것 같은 언질을 주었다는 얘기입니다. ‘편지’는 사후 천국과 같은 약속을 하는 게 아니라 이번 생에서 최상의 존재 상태에 이르러 참된 자유를 누리라고 합니다.

다만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꼭 실천할 일들이 있다는 게 여타 처세법이나 기복 신앙과 다릅니다. 즉 세속적 생각과 느낌으로 오염된 의식을 정화하고 명상으로 의식을 지속적으로 고양시키라고 합니다. 그 모든 과정은 이 책 전체에 걸쳐 자상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노력할 때 영적 능력이 우리 존재를 채워 우리가 그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이 점은 바로 동서고금 신비 영성이 똑같이 가르치는 바입니다.

그리스도는 여기에 덧붙이기를 “먼저 하느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라”는 말씀을 달리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천국을 구하는 일이란 바로 신명기를 이어받아 말씀하신 “마음과 정성과 힘을 다해” 신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신을 사랑하는 일의 실천이 교회 가는 것이라고 보면 기독교 근본주의에 가까운 것이지만 매일 영적 독서를 하고 명상을 하는 것이라고 보면 신비주의 영성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물론 두 가지를 병행할 수도 있지만 저는 교회 나가기를 포기했음에도 매우 만족스럽고 가시적인 성과를 누리며 후자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편지’는 인류 역사를 통하여 진리에 기반한 모든 좋은 영성을 수용하였고 거기에 더하여 현대 과학과 철학의 올바른 가르침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는 동안 가장 고귀하고 원대한 목표는 바로 이것이기 때문에 실천만 한다면 누구나 지상에서부터 천국을 누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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