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임종과 제로
목운
2025. 5. 24. 15:46
임종 준비를 위해서 선(禅)을 마지막 나침반으로 삼은 지 약 3개월 됐다. 임종의 본질은 이승이라는 꿈을 깨는 것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삶을 꿈이라 보고 이 꿈을 깨려고 시도하는 게 선이라 생각한다.
어제 법문에서 인상 깊은 것은 우리 삶은 근본적으로 제로라는 것이다. 몸이 나기 전과 몸의 죽음 이후를 제로라보고 그 제로 상태에서 일상이 벌어지며 그 벌어지는 일상을 꿈인 줄 알고 오직 연기((緣起)에 따라 대응하며 체험을 바라보는 것 - 이것이 그 법문의 가르침 같다.
그런 의미에서 죽기 전에 죽으라라든지, 이번 생 나지 않았다고 여기라든지 하는 방편들도 이해가 간다. 더 중요한 가르침은 이해, 즉 알음알이로 공부하지 말고 실제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써 놓고 보니 해야 한다라든지,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것도 없다고 한다. 그 어떤 말이나 생각이 모두 끊어지고 사라진 상태에서 밝아짐만 있어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이 일은 신의 일이지 내 일이 아니다.
다시 반복하면 금강경에서 누누히 얘기하는 바처럼 모든 게 꿈, 허깨비, 거품, 그림자 같은 줄 알아야 하며 (달을 가리키는) 그 어떤 손가락에도 속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