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누진통과 번뇌

목운 2025. 7. 1. 06:35

선(禅) 공부를 하다 보니 혜능 선사와 같은 시기에 신라에서 이미 누진통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선은 달마 대사에서 시작되어 6조 혜능 시대에 꽃을 피웠고 법안종이 형성된 10세기까지를 선의 황금시대라 한다.

신라의 원효스님과 의적스님은 7세기 혜능스님과 같은 시대를 사셨는데 특히 의적스님은 누진(漏盡)을 번뇌가 끊어진 상태에서 더 나아가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라 하셨다.

서론을 길게 한 이유는 불교 최고 이상은 번뇌가 사라진 누진통에 도달하는 것이고 요즘 선 공부에서도 그것이 목표라는 걸 배웠기 때문이다.

누진통에서는 내가 있다거나 내가 산다는 의식마저 사라져 더 이상 바랄 것도 알 것도 없이 자유자재하다고 한다. 삶과 죽음 가운데 어느 것을 더 선호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번뇌는 사라졌고 견성 이후 계속 보임을 하기 때문에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마이스터 에크하르트가 떠오르는데 이분은 나를 완전히 비운 만큼 신이 들어오셔서 신의 삶을 살게 된다고 하셨다. 누진통과 다름 없지 싶다.

위에 거론한 7세기 세 분 스님, 14세기 독일 수도사, 21세기에 유튜브에서 만나는 청혜스님이 모두 같은 경지를 말하는 것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