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관계와 진정한 순결
“현재 성에 대한 너희 접근방식이 너희 의식 상승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242쪽)... 진정한 순결은 온갖 유혹에 둘러싸여서도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세속적 감정에 흔들리지 않으며 세속적 욕정에 오염되지 않으며 소유하려는 열망과 갈망이 없을 때만 얻을 수 있다(247쪽).”
책은 이슬람을 포함한 동양 및 서양의 남녀 관계에 대한 그릇된 생각과 관습을 바로잡기 위해 넷째 편지에서 20쪽 이상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남녀의 성적 차이는 근본적으로 ‘존재의 근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신성한 것이며 모든 종류의 남녀 관계에서 의식 초월을 위해 노력하고 서로간의 행복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이블도 지적하고 있지만 정당한 이성이 아닌 상대에 대한 욕정은 실제 본인과 상대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 점은 투명성(integrity, 誠)의 요청과도 통하는 것입니다. 마음속에 있는 것은 반드시 세상에서 실현된다는 말씀에서 저는 보이지 않는 곳을 경계하고 들리지 않는 곳을 두려워하라는 중용의 가르침이 바로 떠올랐습니다. ‘그리스도의 편지’는 선의의 거짓말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 정신은 남녀관계에도 마땅히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당연한 귀결이지만 남을 해치지 않으니 혼자서 즐기는 게 문제없으리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포르노 문학이나 영상을 배포하는 자와 즐기는 자는 모두 그 대가를 지급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점이 서양 문명의 두드러진 과오라면 이슬람을 포함한 동양의 경우 남존여비 관습에 젖어 성적 과실에 대한 책임을 모두 여성에게 돌리고 생명을 빼앗는다든지 상해를 가하거나 차도르를 씌우는 등 부당한 억압을 가하는 일을 비판합니다.
동시에 진정한 순결이란 지상의 육체적 허기를 초월한 것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유혹을 바라볼 수 있지만 오로지 영적 사랑과 내면의 미적 열망을 깨끗하고 정직하게 표현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이르는 데는 오랜 세월 유혹을 견뎌내는 일, 즉 유혹에 빠졌다가 더 고귀한 길, 자기 부정의 길, 여성에 대한 진정한 배려의 길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유혹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해서 그것을 겪어내고 극복하도록 투쟁하되 그 과정을 신 의식에게 가져가서 그 능력으로 이겨낼 수 있도록 청하라고 합니다. 그래야만 참된 마음의 평화와 자유를 얻게 되리라고 합니다. 성적인 것을 포함해서 우리 에고의 모든 열망은 에고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으며 궁극의 실체, 즉 ‘존재의 근원‘을 자각할 때 비로소 진정으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스승들이 똑같이 가르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