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영성,현대인

제15장(기도) - 정관(靜觀)과 명상

목운 2017. 4. 3. 07:40

도입

수행자가 부딪치는 과제는 개념상의 영적 지식을 어떻게 주관적이고 체험적인 실체로 구현하느냐 하는 것이다. 잠재하는 것이 실체로 드러나는 과정에로 점진적으로 진화해 가도록 해주는 수행법과 기법을 적용할 필요성이 생긴다. 헌신적 기도와 진리의 근원에 대한 확증에 더하여 명상과 정관이라는 첫째 가며, 기초적이고, 유서깊은 노선이 있는데 그것의 효과는 지향과 봉헌으로써 증대된다.


정관(靜觀)(1)

고요히 돌아보고 성찰함으로써 통합적이고 긴밀히 연결되며 재맥락화된 지식이 생겨난다. 그리하여 관조 상태에서 목표지향적 활동에 빠지기보다 더 편안하고 개방적이며 자동적이고 영감에 찬 상태가 된다. 정관(靜觀)은 선형 논리의 세목보다는 본질을 파악하도록 북돋우기 때문에 추론거리와 일반원칙이 명료해진다. 관조 상태에서 생기는 혜택은 의미와 시사점이 계시된다는 점이다.


명상이 일반적으로 세상과 그 안에서의 활동에서 벗어나는 것인 반면 정관은 삶의 내적, 외적 체험을 관련짓는 단순한 방식이며 그렇기 때문에 초탈한 방식이라기보다 참여 상태에서 가능하다. 정관은 저절로 펼쳐지는 것과 관련되는 반면 의도적 행동은 결과에 초점을 둔다. 정관이 매우 '음(陰)'적인 반면 목적 지향적 사고는 매우 '양(陽)'적인 특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정관으로써 애착과 반발 및 모든 형태의 애갈을 버리고 내려놓는 일이 수월해진다.


정관은 의미의 깨달음과 점차 높은 추상화 수준으로 이끈다. 생각은 선형적이지만 이해는 맥락과 관련 있고 비선형적이다. 맥락이 커지면 시사점, 가치 및 사고의 의미가 커진다. 그리하여 정관은 소아의 활동을 약화시키도록 참나의 힘을 부르는 경향이 있다.


소아(마음)의 목표는 주로 행동하고 획득하고 성과를 내는 데 있지만 정관은 '되어감'을 지향한다. 지능으로는 '무엇무엇에 관하여' 알고자 하지만 정관에서는 '알아짐' 자체와, 아무데도 의지하지 않는 지혜를 추구한다. 합리적 사고과정은 시간과 관련되고 연이어지며 선형적이지만 정관은 연이어진 시간의 밖에서 일어난다. 그것은 비선형적이며 본질을 이해하는 일과 관련된다. 봉헌정신이 가미된 정관은 세상에서의 존재방식 혹은 존재형태인데 그로써 우리는 삶을 기도로 만든다.


내면의 영적 작업은 두 과정이 동시에 시작된다. 마음의 한 부분은 분노나 의분에 관련될 가능성이 크고 동시에 마음의 다른 부분은 영적 해답을 찾을 가능성이 큰데, 맥락을 재구성함으로써 초월에 의해서 표면적 갈등은 해소된다. 내면에서 이뤄지는 과정은 부모와 함께 있는 아이처럼 된다. 즉 영은 부모, 소아는 아이다. 아이와 같은 에고(소아)는 충동적이고 단기에 초점을 두지만 현명한 부모이기도 한 참나는 장기적인 진화와 그 결말에 관심을 가진다. 소아가 감정에 탐닉하는 반면 성령은 맥락을 다시 짬으로써 감정을 초월코자 한다. 그리하여 내면의 작업은 상당부분 본능에 기반한 감정을, 영에 기반한 깊은 인식으로 바꾸는 일이 된다.


내면의 초월 경험은 낮은 의식수준에서 높은 의식수준으로 이동한 결과인데 처음에는 노력과 단계를 거침이 필요하지만 애덕을 주된 목표로 하면서 기꺼운 마음, 봉헌, 겸손한 태도에 더하여 '진리'에 몸바침에 힘입어 궁극에는 친숙하고 습관적인 것이 된다. 시간이 감에 따라 전에 세상을 체험하던 방식은 사라지고 부정적 감정과 인식태도는 해소된다. 사물을 달리 보는 것은 그 자체가 보상이고 결과적으로 자기가 새로 난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느끼게 된다.


삶을 영적 지향에 맞추어 조율함으로써 그 의미와 시사점이 확장된다. 에고(몸/마음)의 존속기간은 한정되고 짧지만 영의 생명은 무한하며 그토록 중요하기 때문에 결국 소아가 얻는 만족에서 나오는 일시적 이득을 덮고 남는다. 그리하여 작은 것이 큰 것에 순명하게 되는데 그것은 일치와 투신(投身)과 동의에 의한 것이다. 그것은 강압이 아니라 자유로이 택한 일이기에 저항은 줄어든다.


영적 진보는 탐구이기도 한데 우리는 거기에서 낮은 동기와 목표에서 얻는 것보다 큰 보상을 얻는다. 일상사가 여느때처럼 즐겁지만 그 기쁨은 지나가는 감각에보다 잠재력의 충족에 더욱 맞추어져 있다. 잠재력이 커지고 진실한 삶이 주는 시사점을 더욱 잘 깨닫게 됨으로써 오는 독특한 내적 기쁨과 만족이 있다. 앞으로 밀어붙여 나아갈 필요가 없고 그대신 장애물이 치워짐으로써 저절로 앞으로 나아가게 됨을 발견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그리하여 수행자는 과거에 의해 추동되는 게 아니라 미래에 의해 끌려가게 된다.

'실체,영성,현대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5장 - 명상  (0) 2017.04.04
제15장 - 정관(2)  (0) 2017.04.03
제14장 - '삼투작용'  (0) 2017.04.02
제14장 - 깨달음과 계시  (0) 2017.04.02
제14장 - 포기와 생존  (0) 2017.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