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에고 소멸과 극기복례

목운 2016. 2. 11. 07:04
'내가 교회를 등질 마음이 없는데 왜 이단이냐?'라고 항변했던 마이스터 에카르트는 오늘날까지 로마 교회로부터 완전히 복권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제대로 된 기독교도와 비기독교도에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신학자이자 영성가입니다. 그의 말 하나 인용합니다.

"누구든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마태 16:24)". 모든 것은 여기에 달려 있다.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돌려라. 그리고 그것을 발견한 그곳에서 자기 자신을 너로부터 놓아보내라. 이것이 가장 올바른 것이다. (영성지도 10쪽)

여기서 '부인'은 원문에는 잊음(forget)으로 되어 있어서 요즈음 서양 영성의 자아 소멸에, 동양 영성의 무아와 극기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그것은 그 다음에 나오는 '놓아보냄'에 조응합니다. 결국 철학 내지 영성의 공통 요소는 내면의 탐구인데 '천국이 내면에 있다'고 하는 속뜻도 여기에 있다는 게 대세입니다.

특히 극기 이후에 이루는 복례에서 예란 천리(天理), 즉 우주의 법칙이어서 그 법칙의 근원을 우주 의식 또는 신 의식(동양의 태극)으로 보면 비유적 표현인 천국의 운영원리로 돌아감을 뜻하는 게 되어서 동서양 영성에 전혀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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