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되기

1장 2

목운 2014. 10. 2. 08:02

 다른 사람들에게 어느날 흥미로운 일이 생깁니다.

 어떤 유별나게 불편한 영화를 만나 "아냐!"라 소리치며 의자에서 몸을 힘껏 비틉니다. 갑자기 팔과 다리에 채워졌던 족쇄를 더 이상 느낄 수 없고 손과 발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음을 알아챕니다. 손을 휘저어보고 족쇄에 열쇠가 풀렸음을 압니다. 놀라서 움직였더니 간단히 그것들이 풀어졌습니다. 이제까지 죽 스스로 죄수라고 생각하고 믿어버렸던 것입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담을 멀리 둔 개처럼 말입니다.

 다음에 어쩌지 하고 생각합니다. 원한다면 더이상 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볼 필요가 없음을 알아챕니다. 일어나려면 일어날 수 있으나 지금 당장 그렇게 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자리에 기대어 옆사람을 보며 더 이상 족쇄가 없음을 말하지만 조용히 하라는 반응만 돌아옵니다.

 일어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엄청나게 큽니다. 자리를 떠난다는 생각은 이제까지 배워온 모든 것에 어긋나기 때문이죠. 드디어 아마 호기심이나 분노 때문에 어쩌면 그저 지금의 느낌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기 때문에 "두려움은 꺼져라" 하고 결심합니다. 그래서 일어섭니다. 별 문제가 없습니다. 사이렌도 꺼져 있고 자리에 앉으라고 강요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어쩌면 두려워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걷기로 합니다. 열에서 벗어나 "죄송합니다. 나가겠습니다." 하며 복도로 갑니다. 사람들은 놀라워하고 의아해하며 그리고 당황스럽게 당신을 봅니다. 누군가는 가서 제자리에 앉으라거나 비키라거나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려움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당신 마음에 흥분되는 무엇이 있습니다.

 드디어 복도까지 왔습니다. 돌아보니 복도는 의자 사이와 연결되어 있는데 극장 뒤를 볼 수 없었기에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제 보니 극장 화면은 건물 주위로 360도로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건물 가운데 천정에 커다란 검은 구체가 매달려 있습니다. 그 구체에서 아주 밝은 빛이 사방의 화면에 비추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게 무엇인지 즉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 

 복도를 따라 걸어올라가니 당신과 같은 방향으로 가는 두세명을 만납니다. 또 일부는 다시 자리로 돌아갑니다. 제 자리로 다시 가는 사람들이 불쾌한 눈길로, 즉 거의 증오가 담기고 거의 공포에 질려 당신을 봅니다. 또 어떤 이는 더 가지 말라고 주의를 줍니다. 그러나 이만큼 왔는데 그리고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봐야 하겠다고 결심했는데라고 생각합니다. 

 드디어 끝까지 왔을 때 당신은 극장의 전체 모습을 봅니다. 반쯤은 당신이 떠났던 것과 같은 좌석에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앉아서 영화 화면을 봅니다. 의자 뒤편엔 넓은 공간이 있는데 당신 같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당신은 멀리 떨어진 벽에 난 문에 "들어가지 마시오 - 매우 위험!"이라고 씌어진 것도 봅니다.

 아이맥스 3D 화면이 전체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상영되는 영화에서 빠져나갈 방도가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당신의 현실, 즉 당신 삶이 어디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는 말할 수 없지만 뭔가 다릅니다. 영화는 바뀌지 않았지만, 그리고 이해할 수는 없지만, 느낄 수 있는 어떤 식으로 당신 자신은 바뀌었습니다.

 당신처럼 막 자리를 떠나 뒤쪽으로 온 사람들을 포함해서 여기저기 모여있는 작은 단체들이 있는 듯합니다. 그들은 뭔가 중요한 것들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고 이해하기 힘들고 두렵고 등등 "비현실적인" 느낌입니다. 당신은 잠시 당신이 잘 알고 있는 현실로 돌아갈까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좀더 남아 보자고 결심합니다. 

 당신은 잠시 멈춰서 한 그룹에게 "무슨 일이요?" 하고 묻습니다.

 "우리는 현실을 바꾸고자 합니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무슨 뜻이오?"라고 묻습니다.

 "우리는 지금 상영되는 영화를 싫어합니다. 다른 것을 바라지요." 단호한 목소리입니다.

 영화관에 앉아있는 동안 영화를 바꾼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습니다. 그게 가능한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제 당신이 그 일부가 되지 않아도 되는 영화가 있고 보지 않고 체험하지 않아도 되는 삶의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 흥미를 끕니다.   

 시간이 지나 당신은 또 다른 그룹에서 어떤 사람이 "그렇습니다. 이것은 실제 현실입니다. 하지만 신앙을 가지고 몇가지 간단한 규칙만 따르면 죽어서 모두 가는 더 좋은 곳이 있습니다..."  

 다음 단체에서는 한 구루가 추종자들에게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현실을 떠날 수 있지만 우리는 모두 함께 가야 합니다. 영화를 보는 자들에게 자비심을 가지세요.."라고 책망하듯이 말합니다.

 영화관 뒤편을 계속 돌아보니 여러가지 의견들이 보입니다. "이것이 꼭 현실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변화시킬 능력이 있습니다. 그 방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든지 "사랑이 모든 것이다."라든지 "평정심에 들라."와 같은 것입니다.

 혼란스러워서 당신은 마침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비로소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겁나기도 하지만 흥미롭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자기책임과 자기실현을 위한 첫단계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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