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영성,현대인

제12장(가설로서의 신)

목운 2017. 3. 19. 07:18

도입

신성에 대한 토론과 고찰은 역사적으로 신학과 종교의 영역이었다. 그러한 저술의 심오함에도 불구하고 보통 사람은 종종 궁극의 실체의 참 본성에 관해 사실상 곤혹스러워하며 오늘날 세상에서 그 주제를 깊이 숙고하거나 연구하기 위한 개인적 시간은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신은 '저 위 어딘가에' 있는 것으로 묘사되며 기도로써 접근가능하지만 세속적 현상으로 인식되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실체'에 대한 감각은 주로 감각적인 확인과 개념적 감정적으로 구체화된 것에 기반한다. 많은 이들에게 신은 주로 신앙이며 그 자체도 일생에 걸쳐 개인적 심리상 부침을 겪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이 주제는 수십년 간 무시되거나 일요일 아침에만 있는 일로 치부되거나 한다. 많은 이들이 그저 결정하기를 인생 말년에나 그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보겠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묘사

이미 언급했듯이 신이 천국 안에 자리잡고 있어서 실제 멀리 어딘가에 있는 것처럼 상상하고 묘사하는 것이 거의 보편적이다. 미술에서 신은 매우 크고 별과 구름을 배경으로 어쩌면 그 주변에 떠 있는 천사와 지품천사와 함께 있는 것으로 그려진다. 고전적으로 이러한 묘사는, 신이 긴 머리에 크고 연세 지긋하며 공중에 떠 있고 아마 고대인들을 향해 손을 내려 뻗는 모습으로 시스틴 성당 천정에 있는 그림과 비슷할 것이다.


개념으로서의 신

신을, 시간을 초월하여 언제나 존재하고 끊임없고 지속적인 근원이라기보다 '창조자'로 개념짓고 정의함으로써 개념적 한계가 생겼는데 신을 시간과 인과에 제약받아 개념적으로 선형적이고 관찰가능한 일상의 세계와 연관짓게 되었다. 시간 자체는 인지적이고 오감이 가지는 환상이며 그저 의식의 투사일 뿐이다(Hawkins, 2001). 이러한 인식은 고급 양자 물리이론으로 확인되었는데(Lynds, 2006) 거기에서는 결론짓기를 의식이 없으면 독립적인 우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Stapp, 2007; Rosenblum & Kuttner, 2007). 


신은 주로 인간처럼 개성이 있고 특히 구약이 묘사한 것과 같이 '시간' 안에 있을 뿐 아니라 '인성'이 있고 '물리적'이기까지 한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신은 기쁠 때는 자비롭고 인간 에고가 가진 결함(분노, 복수, 난폭함, 앙갚음, 질투, 심판 등)을 가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 신은 사람들이 총체적으로 불평등하게 창조되고 비록 결함있게 창조되었어도 자신의 결함에 책임이 있는 것 같기 때문에 좀 변덕스러운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리하여 인간은 신의 자비와 구원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렇게 인간을 닮은 투사로 인해서 신이 자비롭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의 영혼을 지옥에 던져 넣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인간은 신의 이미지에 대하여 상반된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신은 자비롭지만 한계가 있고 사람의 부모에 비유되었다. 물론 이런 생각은, 신에 대한 생각을 어릴 때 무의식에 인간의 모습으로 그린 것일 뿐이라고 하여 제거해버린 프로이드의 생각이긴 하다. 그는 신에 대한 잘못된 묘사를 물리쳤지만 이어서 진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과오를 저질렀다. 신에 대한 의인화된 묘사가 잘못이라고 해서 신성의 실체가 없다는 증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 운명이 불공평하게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불교와 힌두교처럼 세련된 종교가 다루었는데 그들은 카르마의 법칙을 가르치고 있다.


신에 대한 두려움

신에 대한 의인화된 묘사로 인하여 분노로 심판하는 신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난 반면 인간의 재난은 물론 모든 세상사의 근원이자 원인으로 여기는 출전들이 생겼다. 그래서 신은 폭풍우, 가뭄, 홍수, 지진, 화산폭발 등의 주재자로 보게 되었다. 원시 사회에서는 이 때문에 인간이나 동물 제물로써 신을 달래려고 하였으며 잉카와 마야 그리고 여타 거의 모든 원시 종교예식에서 희생제물을 바쳐 때로는 기괴하게 극단적인 모습에 이르곤 했다. 동물 제물은 고대 헤브류와 여타 문화에서 광범위했고 핵심적 요소였다. 오늘날에도 자살과 무고한 자나 '이교도' 살해로써 신을 기쁘게 해서 하늘의 선물과 속죄뿐 아니라 신의 특혜를 얻으려는 이슬람 신앙에서 똑같은 난폭함을 엿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식의 생각이 신을 기쁘게 하려고 구호품과 희생을 바치는 데에도 들어 있다. 신을 기쁘게 하거나, 화나게 하거나 달래거나 '매수하거나' 예배로써 아부할 수 있다는 개념은 의인화가 정교해진 것이다. 다른 종교적 행위에서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요소는 거기에 딸려 있는 지향과 신앙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