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수도와 해방

목운 2018. 6. 7. 06:19
중용이 말하는 수도(修道) 라 함은 하늘의 뜻이 새겨진 참나를 따르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을 닦음에 있다는 것이 이기동 선생의 강의에 나옵니다. 이 닦음을 위해 홀로 있을 때 삼가고 명상을 하라는 것이 경(敬)입니다. 한편 대승기신론에서 수행신심분이란 '근본을 믿는 것이니 소위 진여법을 즐겨 생각하기 위한 여섯 가지 실천(6바라밀, 원효, 대승기신론 소와 별기, 359~412쪽)'을 말하며 이 가운데 두 가지인 지관문을 닦기 위해 고요함(定)에 머무는 일을 핵심으로 합니다.

기독교의 닦음도 제가 자주 인용하는바 마태복음 16장 24절은 '소아의 망실(forgetting)과 그리스도의 실천 이행'이 핵심이며 소아 망실 또는 부인 내지 단절(번역 취지에 따라 이 세 가지 표현이 가능함)을 위해 그리스도처럼 수시로 홀로 명상하고 기도하는 일이 필수입니다. 그렇게 해서 높은 경지에 간 것을 공자님은 종심소욕불유구라 하셨고 선가귀감은 세속을 벗어난 자유로운 사람(出世自由人)이라 합니다.

고금동서 불문하고 닦음에 대한 노하우는 밝혀지지 않은 게 없고 인간의 마음은 다 같다고 볼 때 그 비결이 일치하는 것도 우연이 아닐 겁니다. 기독교의 십자가와 불교의 불상은 닦는 행의 요체 중에 요체를 형상화한 것이므로 믿는 이 모두가 그것을 행한다면 상을 만들어 깨우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스승들이 이것 하나만은 실천하라고 강조한 전통에도 불구하고 하도 실천을 안 하기 때문에 상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보는 겁니다.

어리석은 중생이 경책용인 성상 또는 불상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예식을 만들다 못해 거기에 절하고 향을 피우며 복을 비는 것으로 수행 실천을 갈음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리석은 데다 게으르지만 복은 누리고 싶은 인간이 하는 일 가운데 많은 것이 가치의 경중과 일의 선후가 바뀐 예가 많습니다. 이것이 극단에 이르면 목적과 수단이 바뀌어버립니다. 진정한 해방은 완전히 홀로 고요히 있는 시간에 비례해서 얻어진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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