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성서

성(性)과 정(情)

목운 2018. 4. 8. 08:19

오늘은 탄허스님 말씀 공유해보겠습니다. "마음(心)은 성(性)과 정(情)을 합한 명사다. 성이란 나의 한 생각이 일어나기 전, 즉 우주가 미분(未分)되기 전 상태를 말한다. 우리의 한 생각이 일어나기 전이나 몸이 나기 전이나 우주가 생기기 전이나 모두 똑같다. 우리가 흔히 마음의 본체인 성에 대해서 논하면서 중생이나 부처, 성인이나 범부가 모두 똑같다고 하는 것은 일체를 성의 자리에서 보았을 때를 말하는 것이지 무조건 똑같다는 의미가 아니다... 성은 칠정이 일어나기 전의 면목이며 언어나 문자로 표현할 수 없는 자리다. (탄허록 180~181)"

제 생각에 이것만 확실히 구분할 줄 안다면 유교와 불교를 이해하는 중요한 기초 가운데 하나를 얻었다고 봅니다. 제가 복성서를 번역하면서 성을 '참나'로 정을 '에고'로 번역한 근거도 여기에 있고 그래서 그 어떤 번역보다 전체를 이해하기 쉬워졌다고 생각합니다.

범부와 성인이 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같지만 범부는 우주의 진면목이자 시공이 끊어진 마음의 본체인 성을 알지 못하고 희로애구애오욕에 끌려다니는 데 반해 성인은 성의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다르다고 합니다(같은 책 182쪽). 명상은 언제나 성의 자리에 앉아 있고자 하는 노력에 다름 아닙니다.

우연히 TV에서 보여주는 십대 역사 영재와 수영 영재를 보았는데 이들은 그 분야에서 매일 나아지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더군요! 평생에 걸쳐 성의 자리에 들어앉는 일에는 누구나 제한이 없지만 거기에 뜻을 두는 이들은 불과 2~4%밖에 안 됩니다. 이 길이 생사를 벗어나는 일인데도 그렇습니다. 학부모들이 사교육으로 인생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처럼 여기듯이 교회나 절에 출석하는 일로 때우는 게 대다수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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