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144

진여에 머무르는 수행(self inquiry)

선불교 전통을 계승한 이고 선생은 이미 복성서에서 '에고로써 에고를 닦으려는 것은 더 큰 에고 놀음이다(以情止情, 是乃大情)'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수행을 위한 많은 노력을 포함해서 세상을 운영하는 이치는 모두 에고 놀음에 기초하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앞에 적은 글들에서 마하리쉬 님의 체험과 인도 영성의 핵심을 소개하였는데 결국 그것들이 이고 선생 깨우침과 통하는 말씀들이라 여겨집니다. 다음 글이 같은 요점을 전하고 있다고 보아 가져옵니다. No matter how much the ego changes for the better, it is never going to change into the self. When you realize that you are the self, it doesn’t ma..

깨달음과 인도 정신

마하리쉬 님을 멘토로 삼는다는 글을 여러 번 썼습니다. 20세기 사람이고 인도 정신의 정수를 구현해내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불교 또는 선불교의 창시자는 달마 대사인데 그분도 인도 사람입니다. 동아시아 영성의 기원은 인도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대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던 '대승기신론 소와 별기'를 쓰신 분이 원효 대사인데 저 책의 정신적 뿌리도 인도의 마명입니다. 반복을 무릅쓰고 깨달음의 본질에 대해 다시 논하려고 서론을 길게 썼습니다. 바로 마하리쉬 님 말씀입니다. Ramana makes it very clear that it is not about being different from what you are or getting something that is better t..

깨어남과 깨달음

쥐엄나무 열매를 먹는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고 삶의 방향을 아버지(존재의 근원에 대한 비유 표현입니다)에게로 되돌리는 것을 깨어남(awakening)으로 보면 아버지에게로 가서 결국 하나가 되는 것을 복성(復性, self realization)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인용하는 책은 마하리쉬 님의 영성을 보다 깊게 해설한 책입니다. 저자는 마하리쉬 님의 영성이 베단타 전통과 같다고 봅니다. 요컨대 변하는 것, 즉 몸-마음으로 된 우리 존재는 생멸심이어서 진여심이 아니라는 것을 뼛속 깊이 자명하게 아는 것이 바로 복성이자 깨달음이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깨어난 다음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노력한다는 것은 아직 완전히 깨닫지 못하였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어서 두 구절을 뽑아 왔습니다. 책은..

요점 중의 요점

우파니샤드란 힌두교 문헌의 종합을 말하며 그 가르침의 끝 또는 정수를 베단타라고 한답니다. 그 가르침의 요점 가운데 요점이 바로 '내가 그것이다'라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유대교의 야훼가 떠오릅니다. '내가 나다'라는 것이죠. 궁극의 존재에 이름을 붙일 수 없다는 점에서 같은 진리에 도달한 자들의 고백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궁극의 존재란 의식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동아시아에서는 그것을 공적영지라 했으며 탄허스님에 따르면 거기에 이르는 게 바로 치지(致知)입니다. 다음 문장을 인용하려고 서론을 길게 썼습니다. The whole of Vedanta can be reduced to one simple equation found in the Upanishads: “You are that.” T..

올바른 공부

우리가 진여 또는 참나임을 아는 것이 깨달음이라는 것이 요즘 읽는 책의 내용입니다. 대승기신론이 진여심과 생멸문으로 나누어 말하는 깨달음의 전통은 어디에서나 같은 것 같습니다. 라마나 마하리쉬 님도 이 전통 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마하리쉬 님의 'self inquiry'를 진여 탐구로 번역하는 게 더 의미 파악에 도움이 된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위 책을 읽다보니 탐구마저도 달리 번역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문장을 보죠. Ramana defines inquiry as holding the mind on the self, which means keeping your attention on the reflection of the self in a pure mind. [How to at..

마음의 의지처

다음은 갑자기 공허하거나 외로울 때 의지하는 기도지만 결국 굳게 홀로 서고 모든 것에서 자유케 되며 큰 위로를 얻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글의 많은 부분은 제 아이들이 읽고 유익을 얻었으면 하는 목적으로 쓰여집니다.) 이 비결을 일찍 알고 실천했다면 제 삶은 좀더 나은 것이 되었을 것입니다. 요컨대 나무아미타불의 현대적 번역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런 기도를 만트라라고 하는데 그 뜻을 완전히 알고 외우면 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 땅에서 천 년 이상 외운 기도니까 분명 깊은 뜻과 유익한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은 기꺼이 바칠 것입니다. 현대 철학이나 종교 용어로 번역하면 '존재의 근원에 제 자신의 모든 것을 의탁합니다.' 또는 '무한한 빛과 생명이신 분께 제 존재와 삶을 맡기옵니다.' 또는 '아..

깨달음

체험할 때 체험자 자신에게 체험되는 그것이 진아임을 알 때를 깨달음이라 한다. 깨달음은 무언가에 대한 체험이 아니라 알아짐이다. 사람들은 무언가 영원하고 굉장한 체험을 깨달음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깨달음의 다른 말인 지반묵타란 모든 것에서 자유롭되 특히 체험에서 자유로운 것을 말한다. 지반묵타가 바로 진아다. 깨달은 자란 자신이 진아임을 알고, 이원성을 알지 못하는 자를 뜻할 뿐이다. (It is enlightenment when the experiencer realizes that he or she is what is being experienced, i.e., the self. Enlightenment is knowledge, not experience of anything. People erron..

요가경, 붓다, 마하리쉬

제 책의 요점이자 전거이기도 한 대승기신론은 인도 사람 마명 님이 썼습니다. 인도 영성의 핵심에서 나온 것이어서 파탄잘리의 요가경과도 같은 진리를 말합니다. 가르침의 핵심은 우리가 무지하지만 않다면 변화무쌍한 몸-마음이 내 존재가 아니고 변하지 않는 '의식'이 내 존재라는 걸 안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몸-마음이 나라고 생각하고 사는 것이 바로 고통의 근원이라고 본다는 점에서 붓다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합니다. 붓다께서는 당대의 모순을 지양코자 '신'을 말하지 않았다는 점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의식 또는 진여가 나라는 확고한 지식에 근거해서 수행하고 실천하자는 게 붓다의 정신이라고 보며 현대에 들어 역시 인도인인 마하리쉬 님이 그 전통을 되살렸습니다. 마하리쉬 님의 가르침은 '진아 탐구(self i..

바랄 만한 일들

오래 전부터 바라는 일들을 적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세상에 알리기 부끄러운 일도 있지만 성취되는 체험을 했습니다. 수행공부(우리 전통의 심학과 같다고 봅니다)를 본격적으로 하고 나서는 그 내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기억나는 대로 살펴 보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신에게 녹봉을 받고 싶다고 적은 적 있습니다. 그런 녹봉이란 참으로 값으로 치기 힘든 모든 것들입니다. 일체의 죄책에서 벗어나는 것, 화해와 무조건적 사랑을 실천하고 체험하는 것 등이 있고 물론 의식주에 대한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있으며 임종을 기꺼워하는 것 같은 일들이 있습니다. 필요한 모든 것이 자연스레 채워지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다음과 같이 턱없이 높은 목표를 가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즉 외적 재앙에도 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