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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성의 DNA

백만년만에 소설(작은 땅의 야수들)을 읽고 한두 달 파칭코, BTS, 블랙핑크 등 한류에 빠져 지냈습니다. 김구 선생이 자신 있게 그리고 일념으로 소망한 문화강국의 근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항구할지 궁구해 본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봤습니다. 결론은 그것이 우리나라 국민성에 깊이 새겨진 DNA와 같아서 식민지와 분단, 군사독재와 부패하고 저열한 지도자를 겪었지만 사라지지 않는 강고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 대한민국의 연성 권력(soft power) ; 국방력이나 경제력에서 나오지 않고 오히려 그 근원이 되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자본 → 김구 선생이 선언한 문화적 매력과 신뢰 = 홍익인간의 개국 정신 ; 훈민정음과 민주정으로 구현됨 → 자유와 평등, 민의의 통치 ..

단상 2023.08.24

명상과 비이원성

호킨스 박사의 다음 영상은 헌신적 비이원성과 관련한 강의인데요 저는 명상이 무엇이고 왜 하는지를 가장 간단하게 말해주신 것으로 이해합니다. 이렇게 이해하니 동아시아 수행은 물론 일상 삶에서 대승적 삶, 즉 중용이 말하는 중과 화의 실천에 대한 지침으로 들립니다. https://youtu.be/e3p_vbTO3FQ 제 해설도 붙입니다. 신의 소리 또는 말씀을 듣는다는 것은 영원무궁한 침묵(infinite silence)을 알아차리는 것이고 그것과 함께하는 것이 명상의 목적이라는 말씀. 말씀중에 나오는 centering이 바로 중(中)이라 봅니다. 동아시아에서 최고 덕목이자 실천사항은 바로 이러한 중(中)을 잡는(執) 데 있습니다. 그래서 자금성 황제의 의자에 윤집궐중(允執厥中)이라 써놓았고 조선의 왕들은 ..

헐렁한 옷

삶에서 의미란 소유물이나 그밖의 타자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 타자들에 있다고 간주한, 또는 거기에 부여한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성현들은 세상을 헐렁한 가운처럼 걸치고 살아라고 합니다. 즉 참으로 의미있는 노력과 삶은, 존재의 근원 자리에 들어앉아 무슨 일이든 하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러한 선택을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는 데 있다고 굳게 믿고 결단하는 게 공부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살면 모든 필요가 적당한 때 다 채워지고 미래에 걱정할 만한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스승들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존재의 근원과 만나 하나가 되기 위해서 매일 훈련하는 방법은 첫째 우리가 나온 근본 자리를 매일 바라보는 일이 필요합니다. 저는 명상이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둘..

단상 2023.08.04

카톡 초대

우연히 이 블로그를 보고 함께 공부할 의욕이 나시는 분을 카톡방에 초대합니다. 가장 핵심적으로 공유하는 마음은 그 어떤 종교에 상관 없이 그리스도를 통해 존재의 근원, 혹은 신 의식과 합일코자 하는 것입니다. 즉 이슬람을 포함해서 다른 어떤 종교나 영성이든 궁극의 진리를 통해 완전한 해방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그리스도의 편지'라는 교재를 읽고 공부하려는 분이면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제 전화번호(01080218681)로 친구 등록하시고 가입 요청하시면 됩니다. 현재 약 40명이 함께 공부하고 있으며 10명 정도가 오프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오프 모임은 서울과 부산 두 곳에서 합니다.

블로그 소개 2023.07.25

한류의 지속성

뒤늦게 한류 관련 프로그램을 주의 깊게 보았습니다. 케이팝이 대표하는 한류 현상이 지구촌을 광범위하게 또 심도 있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그저 머리만 좋아서 이렇게 된 것일까요? 저는 아내에게 '우리만의 한을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무력하고 무능해서 식민지배를 당한 게 아니라는 것을 말하려는 강력한 욕구가 깊이 새겨져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무능한 왕가와 세도정치로 약화된 틈을 제국들이 비집고 들어왔으며 세계 패권국들이 헤게모니 쟁탈전을 하는 데 휩쓸려 잠시 마치 무능하고 무력했던 것으로 비추어졌을 뿐입니다. 파칭코를 지은 이민진 님이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늘날 한류의 특징은 장르와 민족 및 국가를 넘나들며 포용하고 융합하면서도 우리 전통의 핵심 정신..

단상 2023.07.21

편지 기록자 인터뷰 1

문: 당신이 그리스도를 만나게끔 이끌어온 이전의 삶에 대해 말해주실 수 있나요? 답: 나는 1919년에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은 92살이지요. 아버지는 변호사였고 1차 세계대전 때 뛰어난 봉사로 M.C.&Bar 상을 수상하셨습니다. 그는 식민지청의 특별 평화 판사로 임명되었지만 3개월 복무하고는 그만 돌아가셨습니다. 당시 나는 태어난 지 겨우 10개월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짧은 복무기간 때문에 연금이 삭감되는 바람에 어머니와 나는 궁핍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여섯 살 때 어머니는 나를 남 데본South Devon에 있는 아주 멋진 수도원에 보내주셨습니다. 나는 어머니께서 간절히 기도하신 덕분에 식민지청이 나의 기숙사학교 학비를 전액 대주었다고 믿습니다. 스무 살이 되던 해에 2차 세계대전이 일어..

접신과 견성

오늘 직장 동료이면서 제 책을 진지하게 읽어보신 분이 묻기를 접신을 체험했냐고 합니다. 우리는 우선 용어에서부터 고정관념 때문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알고 보니 오랫동안 개신교 생활을 한 동료는 예수를 만났는지 하는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견성이든 접신이든 존재의 근원과 소통하는지 하는 질문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신비주의 또는 종교, 심지어 철학도 실존적으로 같은 열망을 가진다고 봅니다. 그 열망이 다름 아닌 존재의 근원과 만나고 소통하는 것이며 그 경지를 신을 만남(接神) 또는 참 본성을 봄(见性)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중(中)이란 바로 존재의 근원(천하지대본)이라고 말하는 중용은 거기에 이르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존재의 근원과 만나는 일이 바로 깨달음이기도 하며 동시에 ..

단상 2023.07.08

영어, 예체능, 그리고 수행

수십 년 영어교사를 하신 분이 유튜브에서 영어는 예체능이다라고 하는 걸 봤는데 참 핵심을 찌르는 말 아닙니까? 원어민과 가장 비슷하게 말하고 들을 때까지 많이 연습하는 것이 비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같은 것을 계속 연습할 때는 그 속에 담겨 있는 정신까지 닮으려는 노력을 병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최고의 양궁 궁사나 피아니스트를 보면 부동심과 겸손은 기본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 간에 중요한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조속히 초보 상태를 벗어나서 즐기는 상태가 되어야 하며 그저 인내하며 오래 기다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도저히 나아지지 않는 것 같은 때가 도약하기 직전의 상태라는 것입니다. 마치 수행자가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날 때 깨달음을 얻는 것과 같다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마이..

단상 2023.07.07

이생망

이생망이란 이번 생은 망했다는 자조적 유머인 줄 압니다. 그런데 이런 농담을 할 수 있는 의식은 그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선 우리가 여러 번 환생하는 불멸의 존재라는 전제를 받아들이는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삶이 단판 승부이며 한 번의 삶으로 영원한 운명이 결정된다는 교리는 우리 심성에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는 몸의 삶을 제3의 안목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이번 삶이 망했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삶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반전 내지 회두의 삶을 살고 있기에 여유롭게 자신을 농거리로 만드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 생이 망했는지 알면서 반전의 노력을 하지 않는 것도 자연스러운 인간 심성이 아닙니다. 제 아이들한테 이생망이란 말을 해놓고..

단상 2023.07.02

자연사

오늘부터 그냥 직관이나 영감에서 떠오르는, 하지만 매우 강렬하고 지속적인 생각을 짧게 짧게 적어볼까 합니다. 얼마전 늙어가기(ageing)와 임종하기에 대해 어떤 의사가 자신의 부친을 예로 들며 하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요즘 그 내용을 제 삶에 적용하고자 마음을 쓰고 있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요컨대 몸살이는 '자연사의 과정'으로 알고 완전히 수용하면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엄연히 존재하는 불멸하는 삶에 대한 욕망은 무엇인지요?

단상 2023.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