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동양 영성의 핵심 수행법 (2)

목운 2018. 1. 22. 08:01

안회가 공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나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길로 말이냐?" "저는 인의를 잊어버렸습니다." 안회가 말했다. "아주 좋구나.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공자가 말했다. "예악을 잊었습니다." 괜찮구나, 하지만 아직 멀었다." 공자가 말했다. " 안회가 다시 말했습니다. "망각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공자가 반색하며 말했다. "망각 속에 빠졌다니 무슨 뜻이냐?" "몸뚱어리와 사지를 버렸으며 지각을 내던졌습니다. 망각 속에 빠져들었다는 것, 곧 좌망이란 이를 이르는 말입니다." "무한과 하나가 되었다는 것은 호오가 그쳤다는 뜻이다. 변화한다는 것은 매이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자네가 내 앞에 가게 되었네. 나는 그대의 발자국을 따르리라." [顏回曰:「回益矣。」仲尼曰:「何謂也?」曰:「回忘仁義矣。」曰:「可矣,猶未也。」他日復見,曰:「回益矣。」曰:「何謂也?」曰:「回忘禮樂矣。」曰:「可矣,猶未也。」他日復見,曰:「回益矣。」曰:「何謂也?」曰:「回坐忘矣。」仲尼蹴然曰:「何謂坐忘?」顏回曰:「墮肢體,黜聰明,離形去知,同於大通,此謂坐忘。」仲尼曰:「同則無好也,化則無常也。而果其賢乎!丘也請從而後也。」]

심재가 내편(內篇)의 앞쪽인 인간세에 나오는 반면 좌망은 내편의 뒤쪽인 대종사에 나옵니다. 역시 우징숑 님의 번역이며 출처는 '선의 황금시대' 23쪽입니다.

많은 이들이 장자에서 두 개의 키워드를 뽑으라면 심재와 좌망을 얘기하는데 이것만 알아도 장자를 꽤 안다고 생각해도 된다고 봅니다. 왜 제가 좌망에 꽂혔나 하는 것은 바이블에서 그리스도가 나를 따르려면 자기를 부인하고 와라 할 때 자기를 부인하는 것의 원전이 '소아를 잊음(forget self)'인바 이것이 바로 장자의 좌망과 같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좌망을 통하여 호오(好惡)를 벗어났다 함은 비이원성(non-duality)에 도달했음을 뜻하는데 이는 힌두교-불교 전통에서 깨달음의 최종 상태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합니다. 저는 좌망의 방편으로서 호킨스 님의 내려놓기(letting go)보다 나은 방편을 찾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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